레드오션인 링크-인-바이오 툴 시장에서 연 수익 4억 틈새 시장을 개척한 Liinks 창업자, Charlie Clark의 이야기이다.
Liinks가 출시된 2020년에는 링크 인 바이오 툴 시장이 레드오션이었지만, Liink는 찰리 혼자서 5,000명 이상 유료 고객을 모으며 2024년 기준 연 수익 4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성장했다.
포화 시장에 뛰어든 이유
찰리가 처음부터 이 시장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그는 이전에 두 번의 창업을 했는데, The Colors of Motion과 VSUAL(2023년 서비스 종료)이라는 서비스였다.
The Colors of Motion은 영화를 구성하는 각 프레임의 평균 색상을 타임라인으로 쌓아 현대 예술 작품처럼 포스터를 만들어주는 서비스였다. 참신한 아이디어의 이 서비스로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찰리는 약 1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직접 인쇄와 배송을 처리하는 일이 무척 골치 아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주문형 인쇄에 대해 공부하게 된 이 경험은 그의 두 번째 프로젝트인 주문형 인쇄 마켓플레이스인 VSUAL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다.
안타깝게도 이 사업은 수익성이 크진 않았지만, 찰리는 VSUAL 홍보 과정에서 아티스트들에게 메일을 보내다가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한다. 바로,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SNS에 여러 개의 링크를 공유하고 싶어하는데 인스타그램에는 한 개밖에 못 올린다는 점이었다.
사실, 이 문제는 기존의 링크 공유 도구인 Linktree 등의 링크 인 바이오 툴들로 해결될 수 있었지만, 디자인이 다소 제한적이고 비용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었다. 찰리는 시장의 수요와 필요성을 발견하고, 레드 오션인걸 알았지만 자신있게 뛰어들었다. 여기에는 3가지 이유가 있었다.
-
비교적 단순한 프로젝트였다. 이전에 했던 VSUAL 같은 프로젝트에서 고생하며 서비스 구축과 운영에 많은 경험을 쌓은 찰리는 완전히 온라인 중심의, 몇 주 만에 MVP를 만들 수 있을 만큼 간단한 프로젝트라고 느꼈다.
-
대형 경쟁사에 없는 기능을 추가했다. 새로운 Instagram 게시물의 캡션에서 자동으로 링크를 추가하는 기능을 넣었는데, 어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
무료 서비스로 시작해 시장 반응을 살필 여유가 있었다.
틈새 시장을 개척한 방법
물론 바로 의미있는 수익을 창출하지는 못했지만, 찰리는 치열하게 차별화를 시도했다.
-
강력한 커스터마이징 옵션과 깔끔하고 직관적인 UI를 제공했다. 찰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지만,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다녀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한 경험이 있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사용자에게 좋은 UI/UX를 제공해 고객이 계속해서 찾아오게 할 수 있었다.
-
다양한 틈새 기능을 구축했다. 앞서 언급한 Instagram 게시물의 캡션에 자동으로 링크를 추가하는 기능 외에도, 폴더로 페이지를 관리하는 기능, 프로필 페이지를 웹사이트처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등을 추가했다.
-
타사 대비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운영했고, 이후 찰리는 다양한 가격대를 실험하며 소비자에게 어필할 만한 적정 가격대를 찾았다.
-
최신 기술 대신 기초적인 기술을 구축해 개발 및 운영 에너지를 최소화했다. MVP를 만드는데 10일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기초적인 기술 스택을 사용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했다.
마케팅 전략
-
적극적으로 잠재적인 고객들에게 다가가 연락(콜드 아웃리치)했다. 찰리는 론칭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고객을 찾아나서, 이전 VSUAL을 진행하며 알고 있떤 아티스트들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이들이 좋아할 만한 페이지를 보여주고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를 탐색했다.
-
소셜 미디어에서 Liinks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페이지를 소개했다. 고객들은 자신들을 알려주는 찰리에게도 고마워해서 자신이 소개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시물을 올렸고, 이를 통해 유기적으로 트래픽이 발생했다.
1인 창업으로 5년 이상 서비스를 운영하며 억 단위 비즈니스로 키우기까지
중간에 팬데믹 위기를 겪은 찰리는 경제적 이유로 취업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로 계속 작업을 한 결과 월급과 비슷한 수익을 달성하자, 직장을 그만두고 풀타임으로 Liinks에 집중했다.
찰리는 사용자 경험에 변화가 필요할 때는 AB 테스트로 의사 결정을 내렸고, 사용자들의 요청사항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능들을 구축해 나갔다. 또,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플랜을 다운그레이드하는 사용자들에게 구글 폼으로 플랜 변경 이유를 확인하기도 했다.
찰리는 지금까지 Liinks를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자신이 1인 창업가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팬데믹처럼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버텨야 할 때 인건비가 나갈 일이 없었고, 외부 투자가 없었기에 성장에 대한 압박이 덜했다. 또,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사이드로 운영할 때는 자금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 생각들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무엇을 주느냐도 중요하지만 역시 어떻게 주느냐도 핵심 가치이다. 아무리 명확하게 한 줄로 설명 가능한 제품이나 서비스일지라도 그것의 품질-가격 tradeoff, 사용하는 UI/UX의 성격, 성능-속도간의 tradeoff 등 다양한 범위의 제공 방식이 존재할 것이다. 수요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충분한 크기의 잠재적 시장이 있다면 제공하는 방식을 바꿔 틈새를 노려볼 수 있다.
링크-인-바이오 툴은 이번에 처음 접해본 개념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브랜드나 다양한 채널을 가지고 있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이 아니다보니(해당 툴의 주요 고객층에 속하지 않다보니) 유료로까지 이 서비스를 써야할 필요성은 공감하기 어려웠다.(당장 인스타그램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리스크도 있고)
다만, 세상의 수요를 파악해서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아름답게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언제든지 가능하고 누가 더 적극적이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