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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회의론자를 위한 안내서

사용성을 실제로 적용하기

사용성을 구현하고 싶어도, 직장에서 업무 시간을 사용성 관련 작업에 할애하기 위해 상사의 동의를 얻는게 쉽지 않다. 이럴 때 어떻게 상사를 설득할 수 있을까?

사용성이란 분야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사용성(Usability)과 사용자 중심 디자인(User Centered UCD)은 1990년대 후반,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하려는 모든 시도를 묶은 용어다. 당시에는 웹 사이트를 사용하기 더 편리하게 만드는데 집중했던 사람들은 크게 사용성(Usability)과 정보 아키텍처(Information Architecture)라는 두 분류로 나뉘었다. 사용성은 자신이 디자인하는 제품을 사용자들이 성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고, 정보 아키텍처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잘 찾도록 콘텐츠를 조직하는 것이었다.

요즘엔 User Experience(UX) 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UX는 사용성과 정보 아키텍처를 포함해 Interaction Design, Interface Design, 콘텐츠 관리 등 여러가지 분야를 포함한다.

하지만 사실, 사용자 중심 디자인과 UX는 영역이 다르다.

  • UCD: 적절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품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든다.
  • UX: 제품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쳐 사용자의 욕구를 생각한다. 즉, TV에서 광고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고 배송 과정을 온라인으로 추적하고 심지어 반품하는 과정까지 전부 포함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조너선 아이브가 UX의 매우 훌륭하고 설득력 있는 사례를 남긴 덕에 사용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예전보다 더 힘을 얻게 되었다.

흔한 조언

사용성 업무를 지원해달라고 경영진을 설득할 때 이런 방법들을 시도해 볼 수 있다:

  • ROI를 보여준다: 사용성의 변화를 주어서 절감한 비용이나 추가된 수익을 증명한다. Randolph Bias와 Deborah Mayhew가 편집한 Cost-justifying Usability: An Update for the Internet Age는 이에 대한 좋은 책이다.
  • 경영진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Pain point, Touch Point, KPI(Key Performance Indicators), CSI(Customer Satisfaction Index) 등의 용어로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에는 큰 수고가 든다.

만약 내가 여러분이라면...

  • 상사가 직접 사용성 평가를 보게 하라: 잠깐이라도 얼굴을 비치면 고위 관리자들은 평가에 몰입해서 자신의 계획보다 더 오래 머물곤 한다. 왜냐면 회사 사이트를 일반인이 사용하는 모습을 잘 본적이 없고 그 모습이 자신의 상상만큼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다.
    • 만약 직접 못 보는 상황이라면 짧은 영상이라도 좋다.
  • 첫 평가는 업무시간이 아닐 때 진행하라: 첫 번째 평가를 할 때는 격식 없이, 허가를 구하지 않고 아주 간단하게 진행하라. 그리고 평가를 통해 구체적으로 개선되는 사항이 있게 하라.
    • 이상한 라벨이 붙은 버튼을 고치는 것처럼 쉬운 목표를 고르면 된다. 그리고 평가하고 고치고 널리 알리자.
    • 개선 사항을 간단히 수치화할 방법이 있다면 사용하라. 예를 들면 고객 지원실에 전화가 많이 오는 문제를 고쳐서 얼마나 전화가 덜 오는지 등.
  • 경쟁 상대를 평가하라: 경쟁 상대를 평가하는 것은 편하게 진행하기 좋고, 평가에 대한 지원을 얻기에도 좋다.
  • 경영진과 공감하라: 공감은 사용성 작업에 꼭 필요한 전문 기술이나 다름없다. 상사들이 처한 위치에 대해 이해하는 관점을 가져라.
  • 큰 그림에서 여러분이 어디쯤 있는지 파악하라: 비즈니스 세계에서 개인은 거대한 톱니바퀴 속 아주 작은 톱니에 지나지 않는다.

어둠의 세력에 저항하라

사용성은 본질적으로 사용자를 옹호한다. 하지만 사용성 전문가를 통해 사용자의 요구에 대해 배우려는 게 아니라, 사용자를 조종할 방법을 알아내려는 사람들도 있다.

상대를 기만하지만 않는다면 어떤 일을 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무방하다. 하지만 제품의 호감도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성 평가를 활용하겠다는 얘기가 나오면 한 번 의심해봐야 한다. 호감도는 사용성 평가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다. 제품이 얼마나 사람들이 갖고 싶은건지 착각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 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즉, 사용자를 조종하려고 할 때이다.

사용자를 조종해도 사용자에게 입히는 해가 가벼운 것들도 있다. 예를 들면 뉴스레터를 자동으로 신청하도록 체크박스를 표시한 상태로 살짝 감춰두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을 속여서 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하거나, 사용자 모르게 기본 검색 엔진과 홈페이지 설정을 바꾸게 하는 것은 기만이다.

몇 가지 확실한 대답

지금까지 사용성 질문에 대해선 대개 "그때 그때 다르다"라고 답했지만, 사람들은 확실한 대답을 좋아한다. 스티브 크룩은 몇가지 옳고 그름이 언제나 확실한 사례를 소개한다.

  • 작고 대비가 약한 서체는 쓰지 마라.
  • 필드 안에 라벨을 넣지 마라.
  • 방문한 텍스트 링크와 방문하지 않은 링크를 다르게 표시하라.
  • 헤딩이 단락 사이에서 떠다니게 하지 마라.
    • 헤딩은 앞부분 말고 뒤에 따라오는 내용에 가까워야 한다.